EVE의 에디터 ‘세상에오럴수가’ 입니다. 세상에 오럴수가 싶은 재밌고 신선한 섹스 화두나 오럴때 저럴 때 매번 달라 헷갈리는 섹스 상식들을 다룹니다.
저는 섹스를 하고싶진 않지만 성욕은 채우고 싶어요.
(저는 생물학적 여성입니다!) 자위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건강한 자위에 대해 알려주세요!
-이브레터에 날아온 질문 中
쌍수를 들고 환영할 질문이다. 자위는 자가격리 시대에 가장 고효율의 쾌락을 전달해 줄 ‘나랑 하는’ 섹스다. 거기에다 심지어 ‘건강한’ 자위에 대한 질문이라니. 헬시&세이프 섹스라이프를 지향하는 오럴수가의 칼럼에서 아니 다룰 수 없다.
천릿길도 한 자위부터다. 이제 막 자위를 시작하는 이들을 위해 적었다. ‘건강과 안전’에 초점을 맞춘 여성 자위법에 대해 알아보자.
**이 블로그는 여성자위를 초심자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여성자위 숙련자를 위해 작성될 ‘건강하고 안전한 여성자위 마스터클래스’편이 근미래에 출시될 예정이니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대사회와 여성자위의 이해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에서 2017년부터 3년간 세계 9개국(스페인, 영국, 독일, 한국, 일본, 미국, 프랑스, 대만, 중국)의 18-54세 성인 30,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여성의 자위 경험률은 약 72%다. 자위를 경험하는 첫 연령으로는 평균 18세, 가장 선호하는 자위 장소로는 침실이 꼽혔으며 평균적으로 자위에 소요하는 시간은 ‘10분 이내’가 가장 많았다.
이 통계를 대입해봤을 때, 현재 당신이 이 칼럼을 읽고 있는 3분 남짓한 시간에 지구상에 현존하는 약 25억 명의 여성 중 상당수는 자위를 시작했거나 끝마쳤거나 한창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장광설을 늘어놓은 이유는, 자위가 이만큼 흔하다는 얘기를 꼭 하고 싶어서다.
간혹 아무도 얘기하지 않으면 마치 없는 이야기처럼 여겨지곤 한다. 자위하거나 자위하지 않음은 이다지도 흔하다. 당신이 자위를 하려 한다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할 생각이 없다면 그 역시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위는 그저 요가와 축구와 필라테스 같은, 내 몸을 움직여 즐겁게 하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환상과 부담을 모두 내려놓자.
👍최고로 자위로운 환경을 구축하자

자위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최고로 자위로운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보자.
몰입할 수 있는 시공간을 확보하자
우선 내가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을 만한 시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말이 쉽지 참 어려운 일임을 인정한다. 자취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자위를 시작하는 평균 시기가 18세에서 22세 사이인 점을 미뤄봤을 때, 그리고 가장 보편적인 주거 형태가 방음이 잘 안 되는 4인 가구 핵가족 아파트인 한국의 사정을 미뤄봤을 때 자위 초심자가 편안한 시공간을 확보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도 기회는 항상 있기 마련이다. 그 지엄한 법도를 자랑하는 조선 궁궐에서도 여성 공무원들은 매끈한 나무 딜도로 자위를 즐겨왔다. 새어 나갈 신음은 고사하고 신경이 쓰여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 부모님의 출타나 호적메이트의 수학여행, 모두가 완전히 잠이 든 새벽녘 등 좋은 타이밍을 노려보자. 혹은 부모님과 호적 메이트에게 진지하게 혼자 있고 싶으니 하루 반나절 정도 시간을 비워달라고 말해도 좋다. 우선 혼자만의 시간을 오래 집중할 수 있는 시공간을 확보하자.
청결함과 촉촉함을 유지하자
본격적인 자위를 시작하기 전 손과 외음부를 청결하게 씻도록 하자. 내내 외출하고 종일 스마트폰을 만진 손가락은 세균의 온상이다. 다른 피부와는 달리 외음부와 질 내부는 세균의 감염에 취약하다. 자위를 시도하기 전 손바닥과 손가락을 깨끗이 닦고 외음부는 물로 간단히 세정하는 것을 습관화하자.
더불어 ‘러브젤’을 구비하여 사용하길 추천한다. 초심자임을 고려했을 때 긴장과 염려로 평소보다 윤활액이 부족하게 분비되어 자위 시 충분한 쾌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러브젤은 이런 상황을 보완하여 오랜 시간 자위를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훌륭한 아이템이다. EVE의 베테랑 여성 자위마스터들의 꿀팁이니 꼭 구비하여 사용해보길 추천한다. (PPL : 여성의 질 산도와 오스몰 농도를 고려한 건강자위템 ‘이브젤’을 추천한다)
성적 흥분상태를 유지하자
무한한 상상력과 몰입력으로 시청각 자료 없이 자위가 가능한 능력자들도 있겠지만, 범인들은 그렇지 않다. 평생을 미디어 기계에 노출되어 살아온 21세기의 현대인은 시청각 자료를 곁들였을 때 비로소 능률이 높아진다. 자위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성적으로 흥분되는, 혹은 몸의 이완과 활력에 보탬이 되는 창작물이 있다면 그것을 함께 즐기며 자위를 시도해보자.
최애 셰프의 브이로그, Maroon5 라이브, 태권도 선수 기합 소리 모음집 등 뭐든 상관없다. 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시간이니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 TMI로 에디터인 본인의 팁을 몇 개 더 적어보자면 양손의 쾌적한 사용을 위해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하고, 광고 없는 쾌적한 스트리밍을 위해 프리미엄 요금제를 사용하며, 누운 상태에서의 편안한 시청 각도를 위해 스마트폰이나 패드는 거치대에 올려놓고 자위하는 것을 추천한다. 매우 이상적인 포-지션이다.
✌몸과 마음을 꼼꼼하게 구석구석 탐구해보자![]()

인내심을 갖고 어떤 손동작이 나에게 쾌감을 주는지 살펴보자
인터넷에는 수많은 랜선 언니들이 저마다의 자위법을 특제 레시피마냥 설명하기 바쁘다. 손가락을 11자로 만들어라, 시계방향으로 돌리다 반대로 돌려라, 살짝 넣었다 빼라 그리하면 주마등이 두 번 스쳐 지나가다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등등.
모두 잊어라. 확률이 높은 명망 높은 자위 팁이 있을 순 있지만, 꼭 위와 같은 방법들이 당신에게도 반드시 좋으리라는 법은 없다. 여성 자위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으며 당신의 신체는 무한히 넓다. 당신의 손가락과 손바닥을 사용하여 몸 구석구석 기분이 좋은 곳을 천천히 쓰다듬어보자.
아마 가장 선호하는 자극 포인트는 유두나 클리토리스일 확률이 높다. (아닐 수도 있다) 이를 스스로 천천히 만지고 감싸며 자극해보자. 클리토리스의 경우 손가락 전체로 감싸듯이 문지르며 돌려도 되고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 천천히 자극도 가능하다. 손가락을 살살 튕기며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것도 괜찮다.
더욱 도전적인 시도를 해 보고 싶다면 질 안으로 손가락을 천천히 넣어보는 것도 괜찮다. 다만 첫 시도라면 크게 삽입을 반복하는 것보다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압박해 어떤 포인트를 자극해야 쾌감이 발생하는지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자. 여기서 만약 통증이 느껴진다면 젤을 더 도포해 보거나 굳이 시도할 필요 없이 클리토리스 자위만으로 끝내도 된다.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자극보다는 부드럽고 오랜 자극을 통해 온몸에 쾌감이 감돌 수 있게끔 인내심을 가져보자.
그게 맞는 것 같으면 그게 맞는 거다
통상적인 여성 자위 방법론을 짤막하게 적어 보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 자위는 분명 개인차가 존재한다. 위의 내용을 지침 삼아 본인이 절정을 느낄 수 있는 주관적인 루트를 찾아야 한다. 느낌이 온다는 포인트를 찾았다면 흔들리지 않고 그것에 집중하는 뚝심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조언이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꼭 정답은 아님을 기억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본인에게 최적화된 자위 방법을 찾았다면, 이를 보조할 딜도나 바이브레이터, 우머나이저, 애널플러그, 링 바이브와 같은 아이템 구비를 통해 더 효율적이고 강력한 효과를 기대해보자.
여기서 잠깐, 생애 첫 자위부터 섹스토이를 시도해 볼 수도 있지만, 위에 언급된 것들은 진동, 삽입, 진공 방식으로 타입에 따라 기능성과 모양새가 각각 다르며 가격도 만만찮다. 긴축재정으로 어렵게 구매한 섹스토이가 장식품이 될 수도 있으니 많은 탐색과 확신 끝에 투자를 진행하길 권장한다.
본인만의 성감대와 성적 취향을 정확히 아는 것은 건강하고 굳건한 자아를 확립하는 데 큰 보탬이 된다. 그리고 이로 형성된 굳건한 자아는 불의한 것에 저항할 수 있는, 민주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 된다. 자위는 나의 몸과 욕망을 이해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부끄러움, 수치, 흑역사와 같은 행위가 아님을 기억하자.
어떤 순간에 자위하려 했는지, 또 무엇 때문에 자위하지 않아도 되는지 이해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자.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부터 평생에 걸쳐 피어날 제각각의 아름다운 성적 충동을 세상에오럴수가가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천천히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자. 🙌
요약
1. 지금 이 시각에도 25억 명의 여성 인구 중 상당수는 자위를 진행 중이며, 12억의 여성 인구는 자위를 하지 않고도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2. 편안한 마음으로 자위에 몰입할 수 있는 시공간을 확보하고 언제나 손과 생식기에 청결함과 촉촉함을 유지하자.
3. 그게 맞는 것 같으면 그게 맞는 거다. 남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내가 가장 쾌감이 가득한 순간을 포착하자.
4. 조급함을 거두고 천천히 황홀한 미래로 나아가자.
ⓒInstinctus Co., Ltd.
출처 및 참고자료
1. Tenga – Self pleasure report /2017~2019 / PSB
2. How to Masturbate with a Vagina: 28 Tips and Tricks for Solo Play / Medically reviewed by Erica Lasdis — Written by Annamarya Scaccia on March 12, 2020
#christmas